
롱블랙 프렌즈 B
AI가 취향의 영역에 거침없이 침범하고 있습니다. 스포티파이Spotify와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을 켜면, 알고리즘이 내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알아서 골라주죠. 그러다 보니 점점 비슷한 노래만 듣게 되고요.
이 흐름을 거스르는 라디오 방송국이 있어요. NTS 라디오(이하 NTS). 2011년 영국에서 시작됐어요. 딱 두 개의 채널*에서, 500명 넘는 DJ들이 돌아가며 24시간 내내 음악을 틀어주죠.
*NTS는 FM 주파수를 할당받아 송출하는 지상파 라디오가 아니라,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온라인 라디오다.
NTS DJ들의 선곡은 꽤 낯섭니다. ‘NTS에서 나오는 음악의 약 40%는 스포티파이에서도 찾을 수 없다*’고 해요.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노래 다음엔 처음 듣는 아프리카 음악이, 익숙한 재즈 선율 다음에 전자 음악이 흐르는 식입니다.
*2024년 NTS CEO 션 맥컬리프가 뉴욕타임스에 밝힌 수치.
낯선 음악을 트는 라디오를 사람들이 반겨줄까요? NTS의 이용자 수는 매달 약 600만 명에 달해요. NTS는 “그 생존의 핵심엔 에토스Ethos가 있다”고 설명하고요.
이들이 말하는 에토스는 무엇일까요. 또 사람들은 NTS에서 어떤 만족감을 얻는 걸까요. <경험의 재발견> 시리즈의 마지막, ‘음악’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.
Chapter 1.
멕시코 팝에서 아일릿까지 흘러나오는 라디오
먼저 NTS의 선곡을 살펴볼까요. NTS에 등록된 500명의 DJ는 각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골라 틀어요. 한 사람당 보통 1~2시간 정도를 자기만의 선곡으로 채우죠.
2025년 5월 8일 방송을 볼까요. 장르가 쉴 새 없이 바뀝니다.
먼저 DJ는 케이팝 아이돌 아일릿Illit의 「럭키 걸 신드롬」을 틀었어요. 게임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통통 튀는 리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. 다음으로 나온 곡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페이 웹스터Faye Webster의 「필링 굿 투데이Feeling Good Today」. 별것 아닌 하루의 작은 행복을 노래하는 인디 팝이죠.


